OpenAI의 광고, 과연 어떨까?(1)
8월 11일, 드디어 ChatGPT 광고의 시범 운영이 시작되었습니다. 객관적이고 정확할 거라 믿고 사용하는 AI에 광고가 붙는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의 우려가 있었는데, 과연 어떨까요?
프롤로그
이전부터 샘 알트먼은 ChatGPT의 광고 도입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는 한때 AI에 붙는 광고를 "독특하게 불편한(uniquely unsettling)" 것이라며 "최후의 수단(last resort)"이라고까지 말한 적이 있었는데1, 결국 올해 1월 OpenAI는 공식적으로 무료/Go 등급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2 이 발표는 곧바로 경쟁사 Anthropic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2026년 2월 8일 슈퍼볼(Super Bowl LX) 광고에서 Anthropic은 Claude를 "광고 없는(no ads)" AI로 포지셔닝하며 ChatGPT의 광고 도입을 정면으로 풍자하는 광고를 내보냈죠.3
Anthropic의 뼈있는 풍자
샘 알트먼은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웃기긴 한데, 명백히 부정직하다(clearly dishonest)"는 글을 올리며 직접 반박에 나섰습니다.4 업계 전체가 지켜보는 앞에서 벌어진 두 CEO의 신경전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정작 결과는 아이러니했습니다. BNP Paribas의 분석에 따르면 Anthropic의 이 도발적인 캠페인 이후 Claude의 사용자 수가 11% 증가하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5 물론 일각에서는 "AI 대화가 상업 광고로 끊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 자체가, 아직 AI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되레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었습니다.6
AI 광고에 대한 오해?
우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AI 모델에 광고가 붙는다 라고 하면, AI가 답변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광고받은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추천을 하는 것을 떠올립니다. 동시에, AI가 하는 답변의 객관성과 정확성이 훼손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Anthropic의 슈퍼볼도 정확히 그 부분을 자극한 것이구요.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는데, 이미 우리가 어느정도는 AI를 마치 사람처럼, 인격체처럼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면, 이러한 구조는 흔히 엔터 업계에서 PPL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고 있었거든요. 드라마속 배우가 특정 제품을 사용하며 로고 등이 노출되는 장면, 충분히 익숙하죠. 특정 '페르소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제품에 투사시키는 판매기법이죠. 우리가 AI를 페르소나로 생각했던걸까요?

우리는 AI에게 이름을 붙이고, 말투를 설정하고, 심지어 얘가 오늘따라 좀 딱딱하네, 이 모델은 좀 다정하네 하며 은근히 캐릭터를 부여해왔습니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말을 거는 대상이, 내 고민을 가장 오래 들어주는 존재가 AI인 사람도 적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무의식중에 이 페르소나에게 기대한 역할이 '객관적인 조언자' 였다는 거죠.
드라마 속 배우가 협찬 받은 화장품을 바르는 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서, 유독 AI의 답변에 광고가 섞였다는 사실에는 왜 이렇게까지 소름이 돋았을까요. 배우는 애초에 연기를 한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PPL을 볼 때 우리는 '저건 극중 인물이지 저 배우의 진심이 아니야'라는 필터를 이미 장착하고 있어요. 그런데 AI는 정반대로 소비돼 왔습니다. 우리는 AI에게 연기를 기대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어떤 이해관계도, 어떤 사심도 없이 오직 나를 위해 가장 냉정하고 정직한 답을 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니 AI에 광고가 붙는다는 소식이 유독 섬뜩하게 느껴진 진짜 이유는, 광고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믿었던 존재가 사실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말하고 있었다'는 배신감이었던 겁니다. Anthropic의 슈퍼볼 광고가 정확히 이 지점을 찔렀던 거고요.
실제 모습
다행히도, 실제 모습은 조금 달랐습니다. 광고는 ChatGPT와 대화하던 중에 입력한 메시지를 기반으로 광고주가 설정한 문구와 이미지를 하단에 배너 형식으로 노출되었습니다. 마치 구글이나 네이버를 검색할 때 뜨는 광고나, 블로그나 앱에 삽입되는 애드몹 광고처럼요. OpenAI도 답변 내용 자체는 광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고요.8
https://openai.com/ko-KR/index/testing-ads-in-chatgpt
개인적으로는 좀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AI 서비스의 헤비한 이용자 입장에서는 꽤나 안도했지만, 이제 막 디지털 사업을 시작한 광고주 입장에서는 그닥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저는 (아마도 다른 모든 광고주가 그러하듯ㅋㅋ) 사악한 광고주라서, 비싼 비용을 주고 올린 광고가 잠재 고객님들을 '홀려서' 서비스로 유입시켜 주기를 바라거든요. 아마도 많은 광고주들은 슈퍼볼 광고를 보면서, 시장 지배력이 있는 AI 챗봇이 대화 속에서 은근히 자사 제품을 편들어준다면 충분히 돈을 낼 만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냥 배너 형식이라니, 이러면 기존의 구글 광고와 차이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성과가 더 나쁠 가능성이 컸습니다. 웹검색,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서비스들은 무한스크롤과 같은 다양한 UX로 사용자들이 오리지널 컨텐츠를 소비함과 동시에 광고까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면 ChatGPT는 챗봇이라는 태생적으로 불편한 UX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대부분 마우스가 아니라 키보드로 다음 질문을 입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화면 어딘가의 배너까지 일부러 손을 뻗어 클릭할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실제로 보고된 ChatGPT 광고의 클릭률(CTR)은 0.91% 정도였는데, 이는 구글 검색 광고의 벤치마크인 6.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9 업계에서도 이를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완성도 문제가 아니라, 대화형 인터페이스라는 포맷 자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은, AI 챗봇의 광고가 어때야 하는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양날의 검이고, 파우스트의 계약이며, 되돌릴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거죠.
성배를 찾아서
곤란합니다. OpenAI도 기업입니다. 기업은 반드시 수익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수억 명이 무료로 쓰는 챗봇을 24/7로 돌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구독료 따위로 커버하기에는 이 밑 빠진 독의 크기가 너무 큽니다. 그럼에도, 다행히도, 샘 알트먼은 아직은 상자를 열지 않기로 했나봅니다. OpenAI는 AI 답변에 영향을 주지 않는 형태의 광고 모델을,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발표만 보면 "신중하게 소수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시범 운영" 정도의 인상이었지만, 실제 전개는 훨씬 빠르고 공격적이었습니다. 초기엔 CPM 60달러 고정, 최소 집행액 20만 달러라는 진입장벽이 높은 소수 대형 광고주 대상 폐쇄형 테스트로 문을 열었는데, 불과 3개월여 만에 셀프서브 CPC 경매 방식으로 전환되며 최소 집행액이 5만 달러로 낮아지더니, 이내 최소 예산 요건 자체가 사라지고 일일 3~5달러 수준의 소액 입찰에 하루 캡 200달러짜리 캠페인까지 신용카드 한 장이면 누구나 집행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10
국가 확장도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번졌고, 6월에는 영국에서 Tesco, Hilton, Hiscox, Next 같은 대형 브랜드를 앞세워 문을 열었으며, 5월에 예고했던 영국·멕시코·브라질·일본·한국 5개국은 이 글을 쓰고 있는 8월 11일 기준으로 이미 모두 라이브 상태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답변 안에 광고가 붙는 비중의 변화 추이입니다. 미국 기준으로 5월 말에는 응답의 26.5%에 광고가 붙다가, 6월 중순에는 갑자기 0.05%로 거의 자취를 감췄고, 6월 26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더니 7월 초에는 응답의 절반이 넘는 51%까지 치솟았습니다. "은근하고 조심스러운 시범 운영"이라던 초기 언사와는 결이 다른, 상당히 롤러코스터 같은 전개였습니다.

OpenAI 공식 발표 페이지 — 국가별 확장 업데이트가 계속 덧붙는 방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11
기능적으로도 빠르게 몸집을 불렸습니다. 5월에는 가격과 리뷰 정보를 담은 전자상거래 전용 광고 포맷과 "지금 구매하기", "예약하기" 같은 CTA 버튼이 추가됐고, 지역 타겟팅도 국가 단위에서 주(State)·DMA·우편번호 단위까지 세분화됐습니다. 6월에는 광고주가 자사 고객 이메일 리스트를 업로드해 타겟팅할 수 있는 Audience Tools와, AI가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Creative Tools의 법적 근거가 되는 약관까지 새로 발표됐는데, 업계는 이를 두고 OpenAI가 메타나 구글 같은 기성 광고 플랫폼의 자리를 본격적으로 넘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OpenAI는 2026년 광고 매출을 약 24억 달러, 2030년에는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내다보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12
나에게는 어떨까?
저도 그동안 메타, 구글, 틱톡에는 꾸준히 광고를 돌려왔지만, ChatGPT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막상 광고주로 등록해보니 몇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선 광고주 인증부터 거쳐야 했는데, 신원과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가 생각보다 꼼꼼했습니다. 이 인증을 마쳐야 앱으로 바로 유도하는 딥링크 설정까지 열리는 구조더군요. 저는 우선 인증과 등록까지만 마쳐둔 상태입니다.

전체적인 UI는 구글 애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캠페인을 만들고, 예산을 잡고, 소재를 올리는 기본 골격은 익숙한 흐름 그대로였어요. 다만 타겟팅이나 소재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옵션으로 들어가 보면 아직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확실히 헐거운 느낌이었습니다. 뭐 그래도 오디언스 그룹 설정이라던가 광고/광고 그룹 세부 설정 기능 등 기본은 다 갖춘 것 같아 저같은 어쩌다마케터에게는 충분했습니다. 아, 신박한 기능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게 구글 애즈에서도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홈페이지 주소만 입력했더니 알아서(?) 캠페인 하나가 생성이 되더라구요?

일단 공정한 비교를 위해, 똑같은 이미지 광고를 메타·구글·틱톡·ChatGPT에 동시에 등록해보려고 합니다. 결국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거니까요. 같은 소재, 같은 예산으로 CPI(설치당 비용)를 비교해보고, 각 플랫폼에서 실제로 유입된 유저들의 특성까지 함께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결과는 2주 정도 뒤에 후속편으로 정리해서 찾아오겠습니다.
++
글 쓰는 중에 광고주 인증이 완료되어 광고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첫 성과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References
- SmarterX — Sam Altman Said He 'Hates Ads.' Now They're Coming to ChatGPT (알트먼이 과거 AI 광고를 "uniquely unsettling", "last resort"로 언급했던 발언 정리) ↩
- OpenAI 공식 — Our approach to advertising and expanding access to ChatGPT / CNBC (2026.01) — OpenAI to begin testing ads on ChatGPT in the U.S. ↩
- Anthropic Claude Super Bowl 2026 TV Spot, "Can I Get a Six Pack Quickly?" (Song by Dr. Dre) — YouTube 원문 / CNBC (2026.02.04) — Anthropic takes aim at OpenAI's ad push in Super Bowl commercial ↩
- Sam Altman (X, @sama) — 원문 포스트 / Variety — Sam Altman Slams Anthropic Super Bowl Ads Jabbing OpenAI's Ad Plans ↩
- Forbes (2026.02.17) — Anthropic's Snarky Super Bowl Ads For Claude Deliver Real Results (BNP Paribas 데이터 인용, 사용자 11% 증가) / CNBC (2026.02.13) — Data: Anthropic got 11% user boost from OpenAI-bashing Super Bowl ads ↩
- The AI News Digest — Anthropic's Super Bowl ad backfires? (AI 대화 중 광고 개입 묘사가 오히려 소비자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신중론) ↩
- YouTube — Youtube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중 리센느 멤버 미나미의 'KGB 레몬' PPL 장면 (본문 중 PPL 예시로 인용한 원본 영상) ↩
- OpenAI 공식 — ChatGPT에 광고가 시범 운영됩니다 (광고와 답변 독립성, 스폰서 라벨 표기 원칙 및 사용자 제어 기능 공식 설명) ↩↩
- Digital Applied — Ads in ChatGPT: OpenAI's New Advertiser Toolkit (CTR 0.91% vs 구글 검색 6.4% 벤치마크 비교) ↩
- Tech Insider — ChatGPT Ads Hit 51% of US Replies, Live in 6 Nations / Jolly Good Web — ChatGPT Ads: What Advertisers Need to Know in 2026 (가격·입찰 모델 변화 및 셀프서브 전환 타임라인) ↩
- OpenAI 공식 — Testing ads in ChatGPT (Updates) (국가별 확장 공식 발표) / Digital Applied — Ads in ChatGPT: OpenAI's New Advertiser Toolkit (Audience Tools·Creative Tools 약관 발표) ↩
- Business Insider — OpenAI Projects ChatGPT Ad Growth Amid Market Doubts (2026년 약 24억 달러, 2030년 약 1,000억 달러 광고 매출 전망) ↩